#19-10 [실버산업]<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 외로운 노인과 고단한 가족의 희망찾기
by CreActive Coach2019. 3. 14.
내가 읽은 책은 2010년 초판 5쇄를 찍은 판이다. 1쇄는 2004년에 찍었다. 6년만에 5쇄를 찍었으니 그만큼 고령화사회(2019년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지만)에 대한 관심이 무척 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일한문화교류기금의 펠로쉽으로 일본에서 노인복지 정책에 대해 공부를 한 것을 계기로 '늙음, 가족, 사회복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책은 대부분 노인의 부양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야마토마치 지역에 머물며 경험한 재택개호 시스템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개호란 일본식 용어로 스스로 일상을 꾸려 나가기 힘들어 남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노인 일자리에 대해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앞부분에 주로 일을 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복지관련 이야기라 아쉬웠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고령화로 인한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다뤘는데, 그 부분이 오히려 와닿았다.
책이 쓰여진지 벌써 15년이 되어가고 있다. 5쇄를 기준으로도 9년이나 지났다. 그 때와 지금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미 고령화사회를 빠르게 지나왔고, 고령사회를 위해서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건강한 고령사회를 위해 우리는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김동선 저자는 고령사회전문 포털사이트를 운영한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사이트를 찾을 수가 없다. 실버산업 초창기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일까? 궁금하다.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2007년 44.6%였던 노인빈곤율은 지속 상승 2016년 46.5%까지 올랐다. 65세 이상 노인 2명 중 한 명은 경제적으로 빈곤한 상황.
#인용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사람들) 노인들 사이에 일고 있는 여행붐의 배경에는 노인의 경제력이 있다. <노인들의 사회, 그 불안한 미래>를 쓴 피터 피터슨은 "얼마지 않아 노인들을 겨냥한 크루즈 여행 안내가 청소년 여름 캠프 광고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 이미 그렇다.
적자에 시달리던 일본 유명 백화점 세이부는 최근 판매원 감축 등 구조개혁을 단행하면서 배고하점의 주요 고객층을 20대 여성에서 50대 이상의 여성으로 완전히 바꾸었다. 이제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를 갖고 쇼핑할 수 있는 고객은 젊은 여성이 아니라 노년층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일본 고령자들이 강력한 소비집단으로 부상하면서 전 세계 마케팅 연구자들은 일본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상품이 가장 먼저 개발되는 곳이 바로 일본. 특히 일본에서 상품개발은 '노인에게 편리한 것'이 컨셉이다.
부유한 노인들이 돈 주머니를 풀지 않는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소비성향이 줄게 마련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새로운 가구나 옷에 욕심을 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일본 노인들은 전후 궁핍한 시절을 근검절약으로 헤쳐온 세대답게 아끼고 모으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자녀 양육으로 지출이 많은 젊은 세대와는 달리, 노인세대는 돈을 써야 할 일이 거의 없다. 집세 걱정도 없고, 자녀와 별거하게 되면서 자식이나 손자에게 돈을 풀어야 하는 일도 없다. 이 때문에 일본 노인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연금을 쓰지 않고 서랍 속에 차곡차곡 모아둔다.
이렇게 자산이 시장으로 흘러들지 않고 예금통장이나 장롱서랍에 쌓여있는 것도 전체 경제에도 해가된다. 정부가 아무리 소비 촉진책을 쓰고 경기 부양책을 쓰더라도 돈이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지 않는다. 고령화 저출산에 따라 정부 부담은 늘어나는데 반대로 정부를 불신하는 국민들이 자구책으로 돈을 쌓아두기만 하면서 경제는 더욱 얼어붙고, 소비불황의 악순환은 계속 될 뿐이다. ==>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
노인들에게 관대한 것은 의료분야 뿐 아니다. 연금, 복지서비스 등을 합하면 정부가 노인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이렇게 정부 복지예산 가운데 노인 몫이 커지다 보니 당연히 다른 연령층에 돌아가는 몫은 줄게 마련이다. 현재 일본 복지제도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세대별 복지혜택의 불균형이다.
정치건 경제건 행정이건 권력을 쥔 사람은 50~60대. 최근 20년간 일본 신문 독자투고란 노인기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노인층이 여론 형성에 미치는 힘이 크다는 것. 이런 세대정치는 일본에만 국환된 얘기는 아니다. 미국 AAAR도 강력한 이익집단으로 정책결정을 좌지우지한다.
고령사회는 복지의 시대면서 지방자치의 시대다. 한국에서도 고령화율이 높아짐에 따라 지방 정치, 행정은 비용 효율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이 모아질 것이 틀림없다. ==> 이 책 전체에 가장 와닿는 문장. 15년이 지난 지금 이미 각 지자체별로 지역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도 결국 그런 서비스의 일환.
미야지마 히로시 와세다대 교수는 "노인들은 더 이상 가난하고 힘없는, 그래서 정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계층이 아니다. 현역세대와 마찬가지로 사회에 대해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한다. 현재 일본에서 진행되는 복지 개혁의 요지는 바로 계층간 복지 혜택과 부담의 형평성을 되찾는 것이다."라고 일본 복지 개혁의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 나도 동의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말한다면???
고령화라는 새로운 환경은 어느 나라에서나 커다란 도전.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에서 그 도전은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 일본과 달리 노년층이 경제적 약자인 우리 현실에서는 우선 노인복지의 기초를 탄탄히 하는 것이 시급. ==> 2004년에는 노인복지 개념이 없었고, 이 때부터 준비해 지금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시대.
물론 복지확대와 더불어 국민의 조세부담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 경기가 바닥에 떨어지고 기업 실적이 부진한 상태에서 '고령자 취업'은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을 것. 정부가 복지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계획하는 사업이 타당한지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